포항 침수 참사 결국 ‘人災’

상류보다 하류 폭 좁은 항아리형
2016·2018·2019년 태풍 피해
2018 ~2019년에 3~4차례 민원
하류엔 옹벽도 없어 범람 못막아
市 “읍면동서 산발적 침수 민원”


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지하주차장 침수 참사’가 발생한 포항시 남구 우방신세계아파트 주민들이 “인근 하천(냉천) 범람 위험이 있어 불안하다”며 수차례 시청 등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냉천 범람으로 인한 주민 피해 호소에도 포항시는 현황 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아파트 주민인 이재호 구정4리 전 이장은 8일 “냉천은 상류 폭이 150m가량 되는데 하류로 내려오면서 100m로 확 줄어드는 항아리형”이라며 “주차장으로 메워놓으면서 하류 폭이 좁아진 것인데, 폭우 시 범람 우려가 있다고 2018~2019년에 여러 차례 문제 제기를 했었다”고 밝혔다.

이 전 이장은 “당시 읍장 주도로 여는 이장 회의 자리에서 하류 폭을 넓히지 않으면 나중에 인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3~4차례 얘기했지만, 유야무야되고 넘어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천읍 동대표 김모 씨도 “오천읍사무소에 냉천 바닥 깊이를 밑으로 더 파든, 제방을 쌓아주든 해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냉천은 2016년 태풍 ‘차바’, 2018년 태풍 ‘콩레이’, 2019년 태풍 ‘타파’ 때도 범람해 인근 주민에게 피해를 입혔다.

일반 거주민들도 아파트와 20m 거리에 있는 냉천이 범람할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했다. 참사가 발생한 아파트 주민 이모 씨는 “‘고향의 강 살리기’ 사업을 할 때 하류에 산책로와 조경시설 조성을 하면 범람 시에 위험하다고 시청에 문제 제기를 했다”면서 “‘만약 범람하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안전하다고 해서 공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하천 둑 자리에 옹벽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요구도 있었다. 우방신세계아파트 주민 A 씨는 “포항시에 하천 정비사업을 할 당시 옹벽 설치를 수차례 건의했지만, 하천 안에 둘레길과 체육시설을 조성하는 데만 힘썼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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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news.naver.com/article/021/0002530269?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