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주도에서 시행 중인 계시별 요금제를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무리한 보급에 앞서 제도 정비가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정부는 ‘산업‧에너지 탄소중립 대전환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며 내년부터 제주에서 시행 중인 ‘주택용 계시별 선택 요금제’를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계시별 요금제는 하루 중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높은 요금단가를, 낮은 시간대에는 낮은 요금단가를 적용해 사용자 스스로 적은 비용으로 전력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요금제다. 이를 통해 전력설비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전기사용자의 요금선택권을 확대해 나간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제도 대상인 단독주택과 아파트 간 계시별 요금제 적용 방식이 달라 실제 적용과 제도정착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 고객뿐만 아니라 아파트 고객도 계시별 요금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아파트의 경우 조건이 까다로워 시간대별 구분 계량하는 계기를 고객이 직접 설치하거나 한 달 시간대별 사용량을 한전에 제출하는 등 부수적인 작업이 필요해 아파트 고객이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기술적으로 복잡한 상황이라 조금 더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아파트에도 계시별 요금제가 적용되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고, 또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에는 아파트 고객이 따로 계량기를 설치할 필요 없이 계시별 요금제 적용이 가능한 신형 제품이 설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아파트에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관리사무소 직원의 기술교육과 내부 시스템 투자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고압 아파트 중에서 지난 9월부터 제주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계시별 요금제를 신청한 고객은 없다.

내년도 전국 확대와 관련한 계시별 요금제 적용 시기도 불명확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먼저 시행 중인 제주에서의 효과와 반응을 분석한 후 육지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정확히 언제라고 확정된 시기를 말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계시별 요금제 확대를 위해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http://m.electimes.com/article.php?aid=1639628286226649010